BLOG ARTICLE 농장 생활 | 2 ARTICLE FOUND

  1. 2009.12.04 안식년 이야기 9-소머리 국밥 5
  2. 2009.12.02 안식년 이야기 8- 소를 잡았습니다. 4

소 꼬리와 다리 뼈를 정리하면서 내가 한마디 했지요.
-나는 모든 부위를 먹을 수 있다. 

오래 전에 먹었던 소 가죽도 생각나고, 천엽과 곱창은 원래 먹는 거니까 편하게 한 말이었는데, 이 말이 그만 확대 재 생산되었습니다. 소 머리를 먹는 걸로 의견 일치되었어요.

킴 가이거가 했습니다.
- 미국도 서부시대에는 다 먹었을거다.

도축을 도와준 Nick이 말했습니다.
닉은 미국의 북부 지역 농장에서 살았는데, 뭔가를 먹었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먹은게 소머리인 것 같다.

일이 끝나면 땅에 묻기로 한 내장 속에서 소 머리를 가져왔습니다. 어떻게 요리할지 몰라서 여러 가지를 넣었어요. 마늘,생강,허브,커피를 바닥에 깔고 소 머리를 넣었는데, 그릇이 작았습니다. 튀어나온 코를 자르고, 아래 턱도 잘라내고, 냄비 크기에 맞췄습니다. 미국 가정에서 그런 요리는 처음 해봤다네요. 아이들도 구경하고 기념 사진찍고...

끓는 냄비를 쳐다만 볼 수 없어서 이것 저것 뒤적이다가, 혀 바닥을 하나 가져왔습니다. 소 혀가 어른 팔뚝만 하더군요. 요리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가 포기하고, 일단 삶고, 껍질을 벗기고, 냉동고에 넣었습니다. 언젠가 방법이 있겠지요. 냄새를 참느라고 아내가 고생 많았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소 생각하지 말자. 특히 소 혀 바닥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자'고 다짐했는데, 농장 주인인 킴 가이거가 혀 바닥이 하나 더 있는데, 먹을 거냐고 하더군요. 그냥 보냈습니다.
오후에 만났는데, 간도 있다고 하네요. 하도 진지하게 말해서 나도 진지하게 말했습니다. 괜잖다고. 다행히 곱창과 천엽까지는 이야기하지 않더군요. 실제로 내장까지 먹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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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잡는 구경-아이들은 창고안에 있습니다.

1997년, YWAM  열방대학 웍샵이 한국에서 열렸습니다. 많은 나라에서 국제적인 사역 리더들이 참석했지요. 모임 장소 근처인 곤지암에 소머리 국밥 집이 많습니다. 국제 YWAMer 여러 명이 창문에 그려진 소 사진만 보고 우루루 들어갔고, 안내하던 한국인 간사가 소머리 국밥으로 통일시켰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맛 있었답니다.

열심히 먹다가, 갑자기 한 사람이 물어봤어요.
-What is this?

국제 YWAM 리더들을 안내하느라 긴장하며 먹던 간사가 당황했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어 단어를 나열했어요.직역이죠. (소...머리...국밥!)
- This is....Cow.....Head....Soup....and Rice!!!

모두 수저를 놓았답니다. 자기가 말하는 영어를 알아듣는 것을 신기해 하면서, 또 말했습니다.

-...and...Original.
창문 너머 식당 간판이 크게 보였거든요. 원조 소머리 국밥.

너희가 먹을 만한 짐승은 이러하니 곧 소와 양과 염소와....
( 신명기 14:3)
win the campus, win the family,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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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날씨가 추운날 달리기 1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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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를 잡았어요. 도축이 법으로 금지된 한국과 달리, 미국은 자기가 먹을 소는 직접 잡아도 됩니다. 다만 어떤 부위도 팔면 안되구요. 게스트 하우스가 있는 농장에서 소 두 마리를 도축했는데, 옆에서 도와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예수전도단 간사가 여러가지 일을 하네요. 과연 안식년입니다.

소를 죽이고, 가죽을 벗기고, 내장을 정리하고, 먹을 부위를 구분해서 말리는 전체 과정을 세살된 막내부터 이웃집 아이들까지 모두 구경했어요. 아빠가 각 부위의 기능과 맛을 설명하는 모습이 마치 생물 실습 시간 같았습니다. 열 다섯살인 아비가일은 침을 흘리더군요. 유난히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검소하게 살아야 하는 YWAM 간사 가정이 1년 동안 먹을 양식인데,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를겁니다.

문화적 차이로 먹는 부위가 달라서 얼마나 감사했는지요...소 꼬리와 다리 뼈는 버리거든요. 내가 모두 가져왔습니다. 가죽을 벗기는 손질을 직접해야 했지만, 최고급 유기농 꼬리 곰탕을 먹을 생각하니, 나도 아비가일을 닮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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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빈@소 잡는 것을 도와주다.


도축을 도와주면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묵상했습니다. 동물의 피가 없어도, 우리 죄가 용서받는 것이 놀라운 은혜입니다. 소 잡는 것도 한 두번이지...구약 시대 제사장들이 꽤 힘들었을 겁니다. 예수님, 감사합니다^^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우리는 예수님의 피 때문에 자유롭고 담대하게 지성소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열어 주신 새로운 길로 들어갑니다. 그것은 그분이 자신의 몸인 휘장을 찢어 생명의 길로 열어 놓으신 곳입니다. ( 히브리서 10: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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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동안 1,700Km를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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