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 Ellen Ross
오대원 목사의 길동무 Ellen Ross
사랑합니다.
시애틀에서 북쪽으로 40분 정도 차를 타고 찾아간 안디옥 선교 훈련원.
마침 목요일이었던 터라 매주 이날 기도모임을 가지는 스태프들이 모여 저녁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속에서 엘렌 여사를 발견했다. 누군가를 처음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긴장도 잠시, 환한 미소와 함께 너무나 자연스런 한국말로 ‘어서 오세요, 반가워요. 먼길 오느라 수고 많으셨죠?’ 하며 꼭 안아주는 그녀의 환영은 이내 마음을 편하게 해 주었다. 다른 스태프들과도 인사를 나눈 후, 내년 4월 완공 계획인 선교 센터 공사 현장을 포함해 안디옥 선교 훈련원 주변을 둘러보고, 요즘 근황을 묻는 것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얼마 전에 봄학기 DTS(Discipleship Training School : 제자훈련학교)가 끝났어요. 이번에 전임 간사로 섬겼답니다. 이 곳에서 맨 처음 한인 2세를 대상으로 DTS를 시작했을 때는 참여를 많이 했지만, 다른 리더들이 들어오면서 저는 물러나고 다른 일을 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이번에 다시 전임 강사로 DTS를 섬겼는데 정말 즐거웠어요. 학생들이 인도로 아웃리치를 떠난 뒤에는 한 달간 동부에 있다가 얼마 전에 돌아왔어요. 아들, 딸 가족을 만나고 또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한 부부를 위로하기 위해서였죠.
Rebekah : David Ross 목사님과의 러브스토리가 궁금해요.
Ellen Ross : 지금 현재 사역차 호주를 방문 중인 목사님과 제가 결혼한 지는 벌써 오는 12월 28일이면 45년이 된답니다. 무척 오래 되었죠? 마치 평생을 함께 산 것 같기도 해요. 우리가 결혼을 일찍 한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말예요. 대학에서 만나 제가 21살, 목사님이 22살일 때 결혼했으니까요. 그 당시에는 결혼을 일찍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그리 빠른 것도 아니었지만. 대학을 졸업한 후 우리는 함께 신학교를 가기로 결정했고, 남편은 신학을 공부하고 저는 기독교 교육을 공부했죠. 대학원을 함께 다닌 학생 부부였답니다. 서로 도와줄 수 있었기 때문에 무척 재미있었어요. 타이핑을 굉장히 빨리 쳤던 남편이 내 논문을 대신 타이핑해 주기도 했고, 결혼한 부부들을 위한 기숙사에 식당이 따로 있어서 제가 요리를 하지 않아도 되었죠. 학기 중엔 제가 공부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되었답니다. 함께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도 같이 하고, 물론 함께 커피를 마시는 시간도 자주 가질 수 있었어요. 캠퍼스 내에 집이 있어서 공부하는 시간을 더 많이 벌 수 있었고요. 신학교를 졸업한 뒤 버지니아에서 캠퍼스 사역을 1년 정도 한 후에 한국에 선교사로 나갔답니다.
Rebekah : 어떻게 해서 다른 나라가 아닌 ‘한국’을 선택하셨나요?
Ellen : 물론 하나님의 분명한 부르심이 있었기 때문이죠. 다양한 방법으로, 하지만 너무도 분명하게 하나님께서 우리가 가야 할 곳은 한국이라고 말씀하셨답니다. 우리는 특별히 대학생 사역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번은 이런 일도 있었어요. 그 당시 한국 대학생들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기사가 미국 신문 1면에 자주 실렸는데, 우리는 그걸 보면서 이 학생들의 열정이 단지 정부에 대한 시위가 아니라 하나님과 이 세상을 위해 사용된다면 얼마나 놀라울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 외에도 신학교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한국과 관련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점점 확신을 가지게 되어 한국으로 결정하게 되었답니다.
Rebekah : 한국에 계시는 동안 어떤 일을 하셨나요?
Ellen : 처음 3년 동안은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했어요. 마침 연세대학교에서 한국어학당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라 그 곳을 다니면서 빨리 한국어를 배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어느 정도 한국어를 익힌 후에는 우리 같은 선교사 친구들이 많이 사역하고 있던 전라도에 가서 2년 동안 인턴십을 했어요.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늘 서울에 있었답니다. 아무래도 우리 사역의 중심이 되는 많은 대학들과 대학생들이 서울에 모여 있었기 때문이죠. 다시 서울에 올라와서 는 캠퍼스를 중심으로 대학생 사역을 시작했는데 매주 화요일마다 우리 집에서 ‘화요모임’을 했어요. 모이는 사람들의 수가 1백 명이 넘어갈 즈음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로 큰 집을 그 곳에서 예수전도단을 시작하게 된 거죠. 7년 후에는 YWAM(Youth With A Mission)과 조인했구요.
Rebekah : 세 자녀 모두 한국 아이들을 입양하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입양을 결정하게 되셨는지요?
Ellen :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정말 좋아합니다. 어린아이든 십대 청소년이든 나이와 상관 없이 아이들을 너무 좋아해서 자연히 결혼 전부터 아이를 가질 계획을 나누며 기대했고, 또 만약 우리가 아이를 낳지 못할 경우에는 입양하자는 얘기를 이미 나누었죠. 입양은 언제나 우리의 선택 사항 중 하나였고, 늘 염두에 두고 있던 거예요. 앞서 말했듯 우리는 결혼을 한 후 함께 신학교를 다녔는데, 학교 과정이 끝나갈 무렵 한국어를 배우면서 한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 때에는 당장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었고, 정작 아이를 갖기 원했을 때는 그 일이 이루어지지 않았답니다. 불임이었던 거죠. 그래서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입양을 하게 되었고, 지금의 가족을 이루게 된 거랍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 모두 다 커서 각자 가정을 꾸렸어요. 첫째 딸 데비는 중국계 미국인 1.5세와 결혼했고, 둘째 데이빗은 미국 여자, 셋째 베키는 에콰도르인과 결혼했는데 마치 우리 가족 안에 온 세계가 있는 것 같아요.
Rebekah : 입양한 아이들을 기르면서 겪었던 어려운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Ellen : 일반적으로 모든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것들과 같을 뿐이에요. 우리 아이들이 단지 입양되었다는 이유만으로 특별히 우리에게 심하게 반항하거나 문제를 일으킨 적은 없어요. 한 가지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바로 아이들과 우리가 닮지 않았다는 사실이었죠. 겉모습이 다르게 생겼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어느 누가 보더라도 좀 특이한 가족이라는 것을 한눈에 느끼게 되니까요. 하지만, 제가 아이들을 입양해서 키울 당시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을 통해 하신 일은 분명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사실에 대해 늘 열어놓고 입양에 대한 저의 의견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다른 가정에도 입양을 권유하곤 했죠. 이 세상에는 부모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에요. 여전히 ‘혈연’에 대해 신경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보혈의 끈이면 충분하지 않냐고 말합니다. 저는 입양이 ‘차선책’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베스트를 보내주셨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으니까요.
Rebekah : 언제부터 선교사가 되고 싶으셨어요?
Ellen : 제 아버지는 대학에서 성경을 가르치는 교수이자 목사이시죠. 그래서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의 딸로 자라가고 있음을 믿고 살았어요.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나의 모든 삶을 드려서 하나님을 섬기고 싶은 마음을 갖게 되었고, 심리학을 전공하던 대학 1학년 때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일대일 나눔을 참 좋아했답니다. 고등학교 때도 친구들과 밤늦게 이야기한 적이 자주 있었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제 생각을 나누고, 격려하는 것이 참 좋았어요. 그래서 아마 제가 상담 사역을 계속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특히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이들을 상담하는 사역을 주로 했지요. 물론 선교사로, 목회자의 아내로, 세 아이들의 어머니로 살아가면서 저의 경험과 조언,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여성 사역자들을 상담하는 일도 많이 하고, 또 좋아하고요.
Rebekah : 청년 상담도 중요하지만, 특별히 여성 사역자들을 상담하는 일도 굉장히 중요한 사역이라고 생각해요.
Ellen : 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사역에 여성을 부르고 세우신 데는 분명하고 특별한 목적이 있어요. 특별히 다른 여성들을 향한 사역은 더욱 그렇죠. 저는 그것이 가장 중요한 사역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성경에도 대표적으로 나오미와 룻의 이야기를 통한 놀라운 예가 있지요. 개인적으로는 최근, 둘 다 임신을 한 상태였던 엘리사벳과 마리아의 우정에 관해 묵상하면서 많은 은혜를 받기도 했죠. 마리아보다 훨씬 나이가 많았던 여인 엘리사벳은 하나님께서 마리아의 삶에서 무슨 일을 행하고 계신지를 알아볼 수 있었어요. 나이 많은 제가 사역 현장에 있으면서 젊은 여성 사역자들을 격려하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 속에 행하고 계신 일들을 알아보고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것이 저의 마음이랍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소명 중 하나임을 확신하고 있어요. 그래서 제 나이가 굉장히 특별한 가치를 가진 시기라고 생각하고 있지요.
Rebekah : 여성 사역자들을 상담하시면서 가장 많이 다루게 되는 문제는 어떤 것들인가요?
Ellen : 아무래도 독신 여성들의 경우 결혼에 관한 상담을 많이 하게 되지요. 독신 여성들이 사역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일을 하며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인지 몰라요. 하지만 대부분이 ‘결혼’이라는 중대한 문제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는 게 사실이지요. 독신으로 남길 원하든지 결혼을 하길 원하든지 언제나 기억해야 할 것은 그 어떤 길로 인도하시든 그 문을 여시는 분은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거예요. 선교에 대한 강한 비전과 소명에 대한 확신이 있는 독신 여성 사역자들이 ‘하나님, 결혼을 하든 안 하든 그것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당신의 뜻에 따르며, 제게 주어진 사역을 감당하겠습니다.’라고 고백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워요. 물론 저는 그와 동시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좋은 남자에게로 이끌어 가시도록 마음과 삶을 열어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고, 또한 그럴 때 하나님께서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 길로 사람들을 인도하시는지를 수없이 많이 봐 왔어요. 때론 결혼을 하기 위해 맡겨진 사역을 중단해 버린 여성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것이 가장 좋은 선택처럼 보이지는 않았어요. 매일 자신이 어느 곳에서 무슨 일을 하기 원하시는지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이며, 결혼에 관해서까지 하나님께 맡기고 신뢰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여성들이 가장 지혜롭다고 생각해요.
또한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독신으로 사역하는 여성들의 경우, 하나님은 분명히 그들의 독신을 통하여 정말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시며 엄청난 축복을 주신다는 것을 믿고 또 그것을 체험하며 살길 바랍니다. 결혼만이 하나님의 축복인 것은 아니거든요. 저는 독신 사역자들 중 정말 많은 영적인 자녀들을 두고 풍성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단지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을 놓쳤다고 말할 수 없죠. 게다가 요즘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결혼을 서른 이후로 미루는 전문 직장 여성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잖아요. 마찬가지 아닐까요? 자신이 평범한 직장인이든, 사역자로 있든, 하나님께서 내가 걸어야 할 길이 독신이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면 그 길을 걸어가야 하고, 또 그렇게 순종하면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거예요.
또한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독신으로 사역하는 여성들의 경우, 하나님은 분명히 그들의 독신을 통하여 정말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시며 엄청난 축복을 주신다는 것을 믿고 또 그것을 체험하며 살길 바랍니다. 결혼만이 하나님의 축복인 것은 아니거든요. 저는 독신 사역자들 중 정말 많은 영적인 자녀들을 두고 풍성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알고 있어요. 단지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하나님의 완벽한 계획’을 놓쳤다고 말할 수 없죠. 게다가 요즘은 자신의 커리어를 위해 결혼을 서른 이후로 미루는 전문 직장 여성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잖아요. 마찬가지 아닐까요? 자신이 평범한 직장인이든, 사역자로 있든, 하나님께서 내가 걸어야 할 길이 독신이라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면 그 길을 걸어가야 하고, 또 그렇게 순종하면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낼 수 있을 거예요.
Rebekah : 많은 여성 사역자들이 리더십과 관련한 고민도 많이 하는 걸로 압니다.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Ellen : 맞습니다. 때때로 그들은 리더십 부분에서 많이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죠. 저는 분명히 여성도 사역에서 리더십을 가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리더십의 스타일은 각기 달라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성의 리더십이 남성의 리더십과 항상 같아야 하는 건 아니라는 말이죠.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여성에게 리더의 역할을 맡기시고 또 그것을 잘 감당하는 것은 좋지만, ‘여성성’(femininity)을 잃지 않고 유지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런 경우를 많이 보질 못했어요. 구성원이 남자와 여자로 이루어진 팀을 이끌어 가는 여성 리더는 정말 힘들 때를 많이 겪게 되죠. 하지만, 언젠가 제가 리더십을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부드럽고 온유한 마음을 가진 여성 리더를 만났을 때, 저는 그녀와 함께 일하는 남성들이 오히려 그녀를 쉽게 따르는 모습을 발견했어요. 남자든 여자든 간에 가장 건강한 리더는 ‘섬기는 사람’입니다. 건강한 리더는 권위를 중요시 여기고 지배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는 사람이지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도 ‘우두머리’가 아니라 ‘리더’입니다.
Rebekah : 남자와 여자라는 ‘성(性)’ 구별을 떠나 좋은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Ellen : 남자든 여자든 누가 리더가 되든지 서로를 존중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그리고 존중은 잘 ‘따르는’ 것에서 나오고요. 잘 따르는 사람이 잘 이끄는 사람을 만들 수 있거든요. (Good followers make good leaders.) 그래서 모든 사람은 리더가 되기 이전에 잘 따르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또한 그것은 실제로 성공적인 결혼 생활을 위해서도 좋은 준비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결혼에서 남편과 아내는 파트너예요. 저는 아직도 남편이 가정의 머리라고 믿지만, 아내가 남편을 존중하고 명예롭게 하고 사랑할 때, 남편 역시 아내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서로가 ‘섬기는’ 사람으로서 가정을 함께 이끌어가야 한다고 믿어요. 부부의 관계에서 아름다운 하모니가 있을 때, 자녀들이 부모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딸은 여성으로 커가는 것에 기뻐하고 만족하며 아들은 남자로서 성장해 가는 것에 행복할 거예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쉽지 않더라도 분명히 가치 있고 소중한 일이랍니다.
Rebekah : 대부분의 크리스천 부부들이 지식적으로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해야 하지 잘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Ellen : 가장 중요한 방법은 서로의 얘기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이랍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는 굉장히 흥미로운 사실이죠. 그렇다고 항상 듣기만 해야 하는 건 아니예요. 말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합니다. 어떤 부부의 경우 한 쪽은 너무 말을 많이 하고 한쪽은 말을 아예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정말 슬픈 일이에요. 서로 말을 하고 또 들어줄 필요가 있거든요. 마음에 있는 것을 나누지 않으면 외로움이 찾아온답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한 부부가 상담을 하기 위해 카운슬러를 찾아왔어요. 남편은 자기 아내가 말을 너무 많이 한다고 불평했어요. 카운슬러가 그 남자의 아내에게 왜 그렇게 말을 많이 하냐고 물었을 때 그 여자가 뭐라고 말한 지 아세요? ‘왜냐면 남편이 내 말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했어요. 말을 많이 하는 주체가 여자든 남자든 간에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진심으로 들어준다고 느낄 때 오히려 말을 많이 하지 않게 된다는 사실은 굉장히 아이러니하죠. 상대방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을 느낄 때 그 사람은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Rebekah : 마지막으로 <레베카> 독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Ellen : 대부분의 레베카 독자들이 여성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선 결혼 여부에 상관 없이 모든 여성들에게 두 가지를
말하고 싶어요. 첫째는 ‘여자’로서 하나님께서 창조해 주신 데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길 바랍니다. 제가 처음 한국에 와서
충격을 받은 것이 바로 남아 선호 사상이었어요. 물론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아들을 낳을 때까지 계속 딸을 낳은 집에서 자란
여자들의 경우 그 안에 깊은 상처가 있고, 그래서 여자로 태어난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 것을 보아왔습니다.
그건… 비극이죠… 하나님께서 여자를 창조하실 때 얼마나 고귀하고 아름답게 지으셨는데요. 그리고, 여러분에게 하나님께서 개인적으로
주신 비전과 달란트를 발견하고 개발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도 중요하지요. 아직 결혼하지 않으신 분들은 성경에서 레베카가 이삭을
만나듯, 구체적이고 신실한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 있음을 믿고, 무엇보다 교회를 통해서 함께 신앙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교제하는 기회를 많이 찾을 수 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결혼하신 분들은 언제나 남편과 아내가 서로를 인정하고
돕기 위해 애쓰시구요. 아이들을 돌보고 요리를 비롯한 집안일을 함께, 때론 교대로 하는 것도 멋진 일이지요.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당신은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70회 생일 축하@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