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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년 미국 콜로라도 스프링스 YWAM 베이스에는 곰들이 살았다. 150여명의 선교사들이 잠 든 밤에 베이스 안을 돌아 다니다가 새벽에 산으로 돌아갔다. 기본적 예의가 없는 어떤 곰은 낮에도 방문했다. 우리는 그저 속수 무책으로 알아서 조심했다.야생 곰을 처음 본 우리 가족에게 그들은 결코 테디 베어가 아니었다. 대책없이 두려웠다. 두려움의 실체를 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미국 학교는 학생들을 이해하기 위해  온 갖 종류의 내용이 포함된 설문지를 작성한다. 대부분 학생들이 직접 쓰는데, 아들 브니엘이 설문지에 이상한 내용을 썼다고 학교에서 연락왔다. 무슨 내용이든 자유롭게 쓰라는 마지막 질문의 대답이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사는 건 괜찮은데, 곰이 무섭다고 썼단다. 나는 담담히 말했다. 우리가 사는 YWAM 베이스에 곰이 찾아온다고...

    해마다 11월 첫째 주에 록키산 국립공원에서 GO Conference (www.go-conference.com) 가 열리는데, YWAM 간사 총회와 비슷한 모임이다.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간사들이  떠난 베이스는 동물들의 세상이 된다. 낮에는 다람쥐,사슴, 새들이 베이스에 가득차고, 밤에는 곰들이 여전했다.

   1999년 GO Conference 기간에 우리 가정과 미국인 한 가정이 베이스 전체를 지키고 있었다. 아이들이 학교에 다녔기 때문에 두 가정이 남기로 했는데, 하도 적막해서 아프리카에서 잠시 방문한 한국인 선교사 한 가정을 베이스 숙소에 일주일 동안 초청했다. 베이스에 온 첫 날 밤에 전화가 왔다. 집에 곰이 있다고...

     밤에는 문단속을 확실하게 해야하는데 그 선교사 가정은 그냥 잠이 들었다. 더구나 곰이  좋아하는 먹다 남은 수박을  문 앞에 두었단다. 수박을 맛있게  먹은 곰이 아쉬움이 남았는지 집에 들어와 전자렌지에 있는 팝콘을 먹기 시작했다. 곰을 확인한  그 가정은 화장실에 숨어서 전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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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무서워서 미국인 간사를 불러서 선교사가 머무는 집으로 갔다. 가까운 거리였지만 안전을 위해 차를 타고 갔는데,곰이 듣도록 경적 소리도 내고 상향등을 깜박이면서 곰에게 소리질렀다. 곰도 놀랬는지 도망가는데, 어두움속에서 전자렌지를 들고 가는것을 보았다. 베이스 재산을 잃어 버릴수 없어서 곰을 추격했다. 우리를 흘겨보며 계속 도망가던 곰이 결국은 젠자 렌지를 집어 던지고 사라졌다.  몰래 먹던 팝콘이 남았다고 전자렌지 들고 가는 곰도 대단했지만 그 걸 찾겠다고 소리지르며 달려가는 우리도 희한했다. 전자 렌지는 흠집이 났지만 이상없이 작동되었고, 나는 승리에 도취되어 두려움을 극복하기 시작했다. 곰이 무섭다는 아들에게  '전자 렌지는 놓고 가라고 소리쳤다'며 자랑했다^^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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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 10Km를 달리다. '퍼펙트 마일' 책 내용을 생각하면서  힘들어도 계속 몸을 밀어 붙이기로 했다. 57분 54초. 다음 주에 누적 거리 1,000Km를 돌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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