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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Km 구간에 들어섰다. 나는 계속 달렸고, 드디어 대회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내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심지어 앰블란스 기사와 동승한 간호사도 내 얼굴을 알아본다. 그럴수 밖에...유일하게 혼자 달리고 있으니...서로 무전으로 연락하면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지금 마지막 주자가 지나 갔습니다.
아~~512번입니다.

두려움과 외로움, 고독, 실망과 좌절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고, 드디어 35Km구간에 들어섰다. 흔히 말하는 마라톤의 벽에 들어섰다. 그동안 달리면서 최장 거리가 31Km였는데, 이제부터 무조건 개인 기록이 갱신된다. 그것 만으로도 감격이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수없이 중얼거렸다. 무조건 달리자.

앰블란스 한대가 아주 천천히 내 속도(?)에 맞춰 따라온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구경하고, 나도 괜히 신경쓰였는데, 뜻밖에 물 급수대에서 만난 앰블란스 기사가 격려한다.

- 정말 잘 달리고 있습니다.
- 천천히 달려서 미안합니다. 괜히 나 때문에 고생하시네요.
- 예전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 했었는데, 도저히 못하겠던데...대단합니다. 차라리  200대 맞는게 더 쉬울겁니다. 계속 달리세요...꼭 완주하세요.

지금 하는 일이 200대 매 맞는 것보다 더 힘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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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스트레칭!

2~3Km를 더 달렸는데, 나를 따라오던 앰블란스가 내 옆에 서더니, 사람좋게 생긴 기사가 조용히 의견을 묻는다.
- 태워 줄까요? 결승선 직전에 살짝 내려 줄께요^^

마침 앰블란스를 타고 가면 기분이 어떨까 생각중이었는데, 태워주겠다는 제안을 받다니... 내 속 마음이 엿 보인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평소보다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닙니다. 끝까지 달려갈께요.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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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가 끝나니 여행이 계속되네요. 달리기는 틈틈히 계속하는데, 블로깅을 못했습니다^^
차분하게 정리된 글보다는 교정하지 않은 초고라도 그냥 올립니다. 다음 주에는 조금 여유가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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