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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빙햄의 칼럼 소개 마지막입니다. 그의 책과 글을 읽다보면, 삶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숙성된 진리들이 사실은 평범한 일상에서 배울수 있는,또  배워야 되는 내용들임을 알게됩니다. 특히 '삽질하기' 같은 칼럼이 그렇습니다. 제목의 독특한 어감(?)때문에 가장 먼저 읽은 칼럼입니다.

   존 빙햄은 오랫동안 완주자에게 약간의 음식을 준다는 것을 몰랐답니다. 그는 늘 경기의 마지막에 들어왔지요..그래서 그가 결승선에 들어왔을때 음식이 남아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존 펭귄 빙햄이지만 경기를 마친 저녁에는, 우승자의 초청으로 저녁을 함께 먹는답니다.  그저 달리기를 즐거워하는 존 빙햄에 대한 존경이 아닐까요? 우리가 하는  많은 일들이 그 일을 하는 자체에서 보람과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 존 빙햄의 유명한 칼럼  '삽질하기'를 소개합니다^^



(Runners World 2000년3 월 칼럼 / 천천히 달려라 304페이지 수록/ 번역 홍은택 / 지식공작소 )

삽질하기

   내가 오직 한 번 만에 깨우쳐야 했던 인생의 교훈들이 있다. 일테면, 아무리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해도 얼어버린 깃대에 혓바닥을 대지 말아야 한다. 깨우치는 데 좀 오래 걸렸던 인생의 교훈들도 있다. 16주짜리 프로젝트를 하려면, 마감 전날까지 기다렸다가 시작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몇몇 인생의 교훈들은 절대적인 것임을 알게 됐다. 예컨대, ‘마른(thin)’ 이라는 단어는 꼭 ‘엉덩이(hips)’ 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에서만 쓰인다.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 중 하나를 눈 깜짝할 사이에 체득했다. 그 교사는 내가 전혀 모르던 사람이었고, 그 교훈은 전혀 내가 예상하지 않을 때 찾아왔다. 나는 20세 때 6개월간 노포크와 일리노이주 데카터에 있는 서부 기차 정비소에서 인부로 일했다. 나는 뜨내기 인부들 중 한 명이었다. 우리의 일은 부서진 선로와 낡은 이음새를 교체하는 것이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바쁘게 일하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이 작업장에서는 항상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우리의 유일한 작업은 큰 돌 무더기를 팀장이 원하는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무더기에서 큰 돌들을 삽으로 날라 선로에서 30m쯤 떨어진 조그만 무더기로 옮기기 시작했다. 첫 번째 삽질은 그리 힘들지 않아 보였지만 열 번 쯤 하니까 모든 근육이 쑤시기 시작했다. 팀장이 소리를 지르는 가운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빠르게 일을 했고, 곧 힘이 고갈됐다. 바로 그 때, 누군가의 지도가 절망적으로 필요한 그 때에 교사가 나타났다.
 그는 우리 조에서 나이든 사람 촉에 속했고, 나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다가와서 손을 내 어깨에 얹은 뒤 “어린 친구,아무도 네 허리를 부러뜨리지 않아. 네가 삽질을 계속 하기만 한다면. 그 팀장이 계속 소리 지르도록 놔두렴. 너는 그냥 너의 페이스대로 일하면 돼.” 라고 말했다. 나는 그를 바라보고 즉각 그가 의미하는 것을 알았다. 나를 지치도록 일하게 한 것은 그 팀장이 아니었다. 그것은 그를 기쁘게 하려는 나의 욕구였다.

   나의 노력을 지시하는 사람은 나였다. 지치도록 일하게 한 바로 그 사람은 나였다. 가장 거창하게 말하면 내 인생을 제어하는 사람은 나였다. 그날도 그렇고 그리고 어느 날이나 나는 둘중의 하나를 고를 수 있다. 자신의 한계에 맞춰 일하거나,또는 다른 사람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 일하는 것.
 
  러너로서 내인생은 인부로서의 내 인생과 비슷하게 시작했다. 나는 나 밖에서 지침을 구했다. 나는 다른 사람이 내게 설정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렸했다. 나는 ‘해야한다(shoulds)’에 압도됐다. 그리고 나는 실패에 정복당했다. 리기가 만성적인 좌절의 원천이 아니라 기쁨의 끊임없는 원천이 된 것은 러너로서 ‘내 자신의 삽질’을 하고부터였다. 내가 자유롭게 나를 위해서 달린 것은 내 달리기가 오직 내게만 상관 있는 일이라고 이해하면서부터였다.
 달리기가 쉽다는 뜻은 아니다. 그날 돌을 옮기는 것처럼 내가 그들의 기대를 맞춰 살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를 무시하기란 쉽지 않다. 식수 공급대들이 하나만 놔두고 모두 치워진 상태에서 기쁨을 느끼며 달리기란 쉽지 않다. 계측시계가 접의자에 놓여 있고, 플래카드도 다 내려진 상태에서 혼자 골인하면서 움직임의 신비를 즐기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나는 기쁨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달리고 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할때-내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싶은 욕구를 극복했을 때-내 교사의 음성을 듣는다. 그리고 나의 달리기-사실은 내 삶-는 나의 삽질이라는 것을 스스로 떠올린다. 내 등을 부술 사람은 없고, 아무도 내 기쁨을 훔쳐가지 않으며, 아무도 내가 성취한 것을 축하할 권리를 강탈하지 않는다. 내가 삽질을 계속하는 한.
 뒤뚱거릴지어다. 친구들이여

원문을 읽을 수 있는 곳: http://www.johnbingham.com/cc_00_03_shovel.html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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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대회에서 존 빙햄이 이끄는 팽귄 여단의 표어입니다. 멋집니다^^


                        
running log (2008.5.27) 4km를 걷고 5.5km를 달리다. 아내가 만든 떡볶이가 너무 맛있어서 많이 먹었더니 달리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걷다가 뛰었다. 아내는 5km를 쉬지않고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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