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서리포트에 소개한 '천천히 달려라'에는 재미있고 유익한 글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마라톤 전문 잡지인 러너스 월드에 저자가 기고한  칼럼 3편을 소개합니다. 이미 원문이 인터넷 웹사이트에 공개되어 있어서 저작권을 어기는 것이 아닐 것 같아 소개하는데, 다른 글을 읽고 싶으시면 책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Runners World 1996년 5월 칼럼 / 천천히 달려라 292페이지 수록/ 번역 홍은택 / 지식공작소 )

넘버 원 

   올려다보니 결승선 플래카드와 계측 시계가 보인다. 가속하면서 마지막 질주를 위해 아껴놓았던 에너지를 모두 방출한다. 헐떡이고 심장은 쾅쾅거린다.  나는 이제 개인기록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5km 대회에서 30분이었던 최고기록을 깨려는 중이다. 워라고? 그게 개인 최고기록이라고?

존 레논이 해마라면 나는 펭귄이다. 당신이 보면 두 다리가 무릎에 묶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러너중 하나다. 보폭이 신발 길이보다 길지 않는 그런 러너다. 그리고 나만 그런게 아니다.
왜 펭귄인가? 보통 러너들을 묘사하는 별명들 즉, 발빠른 아프리카  영양, 치타, 날개달린 머큐리가 내 달리기 스타일과 전혀 무관하기 때문이다. 나는 결승 직선 코스를 달리는 순종 경마보다는 꽁꽁 얼은 툰드라를 뒤뚱거리며 가로지르는 펭귄을 더 많이 닮았다.

펭귄이 걷거나 뛰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 내 말 뜻을 알것이다. 펭귄은 마치 발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처럼 걸어 다닌다. 뒤뚱거리고 종종걸음 치는 펭귄은 폼보다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의 발은 가능한 빨리 움직이지만 그들의 몸은 거의 앞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당신과 같이 타고난 러너들은 시합에서 펭귄 러너들을 보았을 것이다. 아마 왕복 코스였어야 우리를 볼 수 있었을것이다. 우리는 당신이 집으로 집에 가려고 차를 몰고 있을 때에야 결승선에 들어오는 들어오는 러너들이다.
실제로 펭귄들은 찾기쉽다. 우리는 시합이 시작되기 전에 출발선에서 계속 뒤로 멀어진다. 진짜 빠른 러너들이 시합 전 몸풀기를 끝내고 가능한 완벽한 출발지점에 몸을 밀어 넣는 동안 우리 펭귄들은  계속 뒤로 밀린다.  대회 규모가 작으면 출발선을 볼 수 있지만 큰 대회에서는 출발선까지 가려면 중간에 식수 공급을 받아야 할 만큼 뒤로 밀린다.

총성이 울리면 치타와 영양들은 자신의 개인 기록과 연령별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펭귄들은 끝자락에서 겨우 자리를 잡는다. 그제야 우리는 마침내 코스를 보게되고 펭귄에게 진짜 시합, 우리의 공포와 불안감과의 시합이 시작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과 경주한다. 많은 경우 우리는 어느 것으로 달려가는 게 아니라 모든것으로부터 달아난다.

내 러닝화는 엄청나게 큰 발 지우개가 된다.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이전 음식과 담배 그리고 술에 대해 방종했던 기억을 지운다. 1km를 주파할 때마다 실패라는 악마의 손아귀에서 점점 더 벗어난다. 출발선에 설 때마다 나의 과거가 더 이상 미래를 결정하지 않을 것을 입증할 기회를 갖게 된다.

내가 달릴 때, 훈련이든, 시합에서든, 나는 강하고 재빠르며 품위있는 자신을 상상한다. 내가 달릴 때, 용기와 자부심을 갖고 삶을 우아하게 헤쳐가는 나를 상상한다. 내가 달릴 때, 나는 지식으로서 또는 부모로서 또는 친구로서 또는 연인으로서 내가 범한 실패를 잊는다. 달리기를 통해 나는 내가 항상 되고 싶었던 나를 창조한다.
그리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나의 두려움과 희망을 발설했을 때 달리기 공동체의 많은 이들이 그런 두려움과 희망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 물갈퀴 모양의 발을 가진 경이로운 존재인 우리는 우리 자신이 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몸과 영혼에 가한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달리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우리 자신이 일부를 발견하기 위해 달리게 될 것이다. 그런 모든  게 합쳐져서 우리는 긍정을 향한 파란만장한  여행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계속 뒤뚱거릴지어다. 친구들이여.

글의 원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www.johnbingham.com/cc_one.html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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