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빙햄의 글을 계속 소개합니다.'넘버 원' '증거의 몸'등 그의 칼럼은  폭발적인 반응을 가져왔습니다. 진솔하고 적절한 내용과 재미있는 표현만으로도 좋은 글이지만, 무엇보다도 대부분 평범한 러너들 자신의 이야기라서 열광했을겁니다. 칼럼 몇개는 제가 울면서 읽었습니다^^  이번에는 증거의 몸입니다.

(Runners World 1998년 3월 칼럼 / 천천히 달려라 301페이지 수록/ 번역 홍은택 / 지식공작소 )

증거의 몸
 
나는 광범위한 연구결과 러너의 몸들은 세 가지 특징으로 구분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내 것보다 낫다 ,내 것보다 훨씬 낫다,영원히 내 것보다 나을 것이다.

    기본적인 달리기 체형을 보면 수직으로 세워져 있는 데 반해, 내 체형은 수평으로 눕혀져 있다. 훌륭한 러너들의 체형이 위로 올라가는데 반해 내 체형은 옆으로 퍼진다. 러너의 몸은 길쭉한데 내 몸은 넓적하다.
 다른 러너들의 팔과 다리들은 있어야 할 바로 그곳에서 몸과 연결 돼 있다. 모든 관절들은 반드시 있어야 할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모든 요소가 완벽한 비례를 이루고 있다. 그들의 몸은 앞으로 나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효과적으로 달리는 단일한 목적에 따라 모든 부위가 배치돼 있다.
   반대로 내 팔과 다리들은 마치 나중에 다른 것들을 다 만들어 놓고 뒤늦게 붙여놓은 것처럼 연결되어 있다. 더욱 나쁜것은, 내 몸은 마치 예비 부품들을 모아놓은 것 같다는 점이다. 내몸은 키 150cm인 사람의 다리와 키 190cm인 사람의 몸통으로 이뤄져 있다. 내몸의 어떤 요소도 전진 운동을 위해 설계된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게 내가 40년 동안 꼼짝 하지 않은 이유일지도 모른다.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때, 나는 오랜 시간 꼼짝 하지 않고 있는 것에 적합하게 설계된 내 체형이 곧 러너의 체형으로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다리가 길어지고 몸통은 공기역학적으로 미끈하게 빠질 것으로 확신했다. 무슨 연유에선지, 나는 러너처럼 행동하고, 러너같이 먹고, 러너같이 훈련하면, 결국 러너처럼 보이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러너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실제 아는 것은 없었다. 그러나 척 보면, 달리는 나를 알게 될 것으로 확신했다.
   나는 땅딸막한 것에서 나긋나긋한 것으로 변형하는 첫 신호들을 계속 기다렸다. 내 몸무게가 빠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 나는 그것을 측정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전보다 뱃살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체형은 바뀌지 않았다. 몸의 부품들이 극적으로 재배치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 다리들은 조금 더 강해진 것처럼 보였지만, 여전히 내 다리처럼 보였다. 그리고 몸의 다른 부분도 여전히 달리기보다는 앉아 있는 데 적합한 것처럼 보였다.
  러너들의 몸과 내 몸의 차이는 달리기 옷을 사러 갔을때 분명해졌다. 러너의 체형을 갖고 있으면 달리기 옷의 최근 유행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너무 기장이 짧아서 그걸 내가 입으면 보통 의사만 볼 수 있는 부위를 노출하기 때문에 최신 달리기 반바지를 살 수 없었다!
 
   연구 결과 체형이 속도를 예측하게 하는 좋은 잣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체중도 마찬가지로 아니었다. 내가 체형이 결정적으로 둥글둥글한 사람에 의해 처참하게 패배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몸을 뒤흔드는 것이 종종 뒤뚱거리는 것보다 빨랐다.
 내가 많은 킬로미터를 뛰어도 러너의 몸을 갖지 못한다는게 분명해졌다. 대신 나는 러너의 영혼을 갖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나는 포장보다는 그 내용물에 더 신경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마 그러면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러너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뒤뚱거릴지어다. 친구들이여.
win the cma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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죤 펭귄 빙햄@천천히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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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nning log (2008.5.26) 제주도의 아름다운 산책로인  비자림을 두 바퀴 달리다. 3km (20분). 울퉁불퉁 산길이라 힘들지만 재미있었다. 회의시간 때문에 더 달리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막간의 달리기는 더 큰 보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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