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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많이 먹어야 되는 줄 몰랐다. 비가 와서 다리가 끊어졌다며, 갑자기 찾아온 청년에게 자매의 어머니는 밥을 차려 주셨다. 큰  놋 그릇에 밥이 가득 담겼다. 꾹꾹 눌른 표시도 분명했다. 환영의 마음을 밥의 양으로 표현했으리라.

 평소에 양이 적은 나는  간절히 기도했다.
-이 밥 다 먹게 해주세요.

한 그릇을 다 먹고 웃으며 앉아 있는데,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살짝 배 만지며 가만히 있는데, 밥이 새로 나왔다. 자매의 집에서 '첫 식사'인데, 거절할수 없어서 먹으며 계속 기도했다.
-이 밥 다 먹게 해주세요...

첫 인사에서 시작된 이 기도는 처가에 갈 때 마다 매 번 반복되었다.
장모님은 아주 오랫동안 내가 밥을 많이 먹는 줄 아셨다.
밥 많이 먹어 어른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쉬운 방법인가!

결혼 후 좀 편해 졌을때 슬쩍 말했다.
-이젠 조금만 먹을께요.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빌립보서 4:12
가난을 이겨 낼 줄도 알고, 부유함을 누릴 줄도 압니다. 배부를 때나 배고플 때나, 넉넉할 때나 궁핍할 때나, 어떤 형편에 처해서도 기뻐하고 즐거워합니다. ( 쉬운 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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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후 예수전도단 간사로 복직했다. 사역지가 목포에서 3시간 배 타고 가는 섬에 있었기 때문에 데이트는 커녕 만나기도 힘들었다. 지부 행사가 있어야 섬을 나올 수 있어서, 바닷가 절벽 위에서 오가는 배 구경하며 편지만 기다렸다. 

어쩌다 목포에 오면, 그 기간에 맞춰 자매도 발렌티어로 지부 사역을 도왔다. 둘이서 교회 방문하고, 포스터 붙이고, 사람들에게 행사 소개하며 사역인지 데이트인지 구분하지 않고 시내를 돌아다녔다.

오전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행사가 끝나고 돌아가는 자매를 배웅하기 위해
버스 터미널에 갔다. 그 날 따라 헤어지기가 아쉬워서 이리 저리 시간 계산하다가, 엉겹결에 나도 버스에 탔다. 목포에서 두 시간 거리인 자매 집 근처에서 막차 타면, 아슬 아슬하게 돌아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시골 집 근처에 도착한 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다. 도로마다 물이 가득 했고, 잠긴 다리가 얼마나 위험한지, 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되었다. 잠깐 온건데, 그만 산골에 갇혔다.

달리 방법이 없어 자매의 집에 들어가, 미래의 장인 장모께 '첫 인사'를 드렸다.
그 다음 날도 버스가 다니지 않았다. 논과 밭에서  즐겁게 일 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 물에 잠긴 다리를 보았다. 폭우도 고맙고, 잠긴 다리도 고맙고...
덕분에 '첫 인사'를 잘 했다.

결혼 후 몇 년이 지난 다음에 장인께서 말씀하셨다.
-자네가 처음 왔을때, 둘이 일하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데이트 기간중에  서로의 집안 일을 도와주는 것, 지금 생각해도 좋은 방법이다. 일손이 부족한지,아니면 보고 싶은지, 종종 내가 오길 기대하는 분위기였고, 그때마다 열심히 일했다.
집안 일 돕고, 신뢰를 만드는 창의적 데이트^^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행복한 가정, 축복된 결혼, 즐거운 교제를 돕고 싶어,
저희 부부의 데이트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이전 글 참고
데이트 이야기 1- 첫 편지 
데이트 이야기 2- 첫 선물
데이트 이야기 3- 첫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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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승선에서 아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가족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오고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그 심정이 이해되었다. 끝까지 달리는 남편과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은 모든 가장의 꿈이 아니겠는가..

대회 며칠 전부터 은근하게 이야기해도 아이들은 올 생각도 안했다. '아마 못 갈거다' 라는 아내의 말을 듣고, 마음 속으로  '그렇구나' 했는데, 결승선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들어온 참가자는 보이지 않고, 그들이 먹은 쓰레기가 여기 저기 가득했다. 진행 요원들이 철수 준비를 서두르고 있는 어수선한 결승선...아내가 소리질렀다. 여보~~~
그래, 이런 기분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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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선...


왜 달리는가를 정리하기는 쉽지 않지만, 달린 후의 기분은 말할 수 있다.
마라톤 풀코스는 힘들었지만, 완주 후의 느낌은 최고였다. 아~ 행복하다.


네 이웃 사랑하기를 자기 몸 같이 하라.
(마 22:39)
원수를 갚지 말며 동포를 원망하지 말며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나는 여호와 이니라.
( 레위기 19:18)

이웃 사랑하기를 실천하기 전에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성실하게 내 몸을 돌보고 건강하게 관리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 만큼 사랑할 수 있다.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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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5Km

11:00 PM - 예수전도단 대학사역 졸업생 모임을 마치고, 집에 오다.
11:25 PM - 가정 예배를 드리고, 고양이들과 잠시 놀다.
11:50 PM - 학의천을  5Km달리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스피드 훈련.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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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초보자에게 40Km구간은 구름 위를 달리는 것 같다. 책에서 읽을 때는 그야말로 수사적이었는데, 이제는 몸으로 느끼게 된 살아있는 문장이다. '구름 위를 달리다'

왼발의 종아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무릎으로 올라 오더니 이제는 고관절까지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다. 통증 완화에 도움을 주던 물파스도 다 떨어졌는지,급수대에 없었다. 간신히 찾아온 물파스가 말라 있었지만, 꾹꾹 눌러 바르면서 오로지 한 가지 생각에 집중했다. 끝까지 가자.

왜 달리는 걸까? 거의 5시간 동안 자문 자답한 주제라, 더 이상 생각하기 싫었다. 그냥 달렸다. 드디어 아무 생각없이 달리는 달관에 이른 것 같았다. 달리기 시작한 1년 만에 처음 참석한 마라톤 풀코스는  자신감과 자부심등 아주 많은 것을 나에게 주었지만, 아직은 풀코스용 다리(?)가 아닌 것을 절감한 대회였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2Km만 달려도  발목과 종아리가 아프고 심장이 떨렸던  1년 전에 비하면, 큰 변화인 것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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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isher,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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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좋아하는 나에게 어울리는 첫 마라톤대회


온 몸은 피곤에 절었지만, 마음이 진정되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끊임없이 맴돌았던 걱정, 완주를 포기할 지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마지막 구간에서 없어졌다.이제 2~3Km 남았는데, 결코 포기할 수는 없다.
마음이 편해지자 통증도 편해졌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웠고, 내가 달려가야 할 길도 끝냈으며, 믿음도 지켰습니다.
디모데후서 4:7

한 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가자. 비록 고난과 핍박이 외부에서 오고, 내부적인 갈등이 줄어들지 않아도 시작한 일을 계속하면, 결국은 이룰 수 있다. 일을 잘하고 싶은 열정보다 더 중요한 것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태도인 것을 40Km 구간에서 배웠다.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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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11Km  / 7월 22일 10Km / 7월 25일 10Km

누적거리 1,45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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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Km 구간에 들어섰다. 나는 계속 달렸고, 드디어 대회 진행요원과 자원봉사자들이 내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심지어 앰블란스 기사와 동승한 간호사도 내 얼굴을 알아본다. 그럴수 밖에...유일하게 혼자 달리고 있으니...서로 무전으로 연락하면서 정보를 주고 받는다.

-지금 마지막 주자가 지나 갔습니다.
아~~512번입니다.

두려움과 외로움, 고독, 실망과 좌절을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왔고, 드디어 35Km구간에 들어섰다. 흔히 말하는 마라톤의 벽에 들어섰다. 그동안 달리면서 최장 거리가 31Km였는데, 이제부터 무조건 개인 기록이 갱신된다. 그것 만으로도 감격이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수없이 중얼거렸다. 무조건 달리자.

앰블란스 한대가 아주 천천히 내 속도(?)에 맞춰 따라온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구경하고, 나도 괜히 신경쓰였는데, 뜻밖에 물 급수대에서 만난 앰블란스 기사가 격려한다.

- 정말 잘 달리고 있습니다.
- 천천히 달려서 미안합니다. 괜히 나 때문에 고생하시네요.
- 예전에 마라톤 대회에 참가 했었는데, 도저히 못하겠던데...대단합니다. 차라리  200대 맞는게 더 쉬울겁니다. 계속 달리세요...꼭 완주하세요.

지금 하는 일이 200대 매 맞는 것보다 더 힘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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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전 스트레칭!

2~3Km를 더 달렸는데, 나를 따라오던 앰블란스가 내 옆에 서더니, 사람좋게 생긴 기사가 조용히 의견을 묻는다.
- 태워 줄까요? 결승선 직전에 살짝 내려 줄께요^^

마침 앰블란스를 타고 가면 기분이 어떨까 생각중이었는데, 태워주겠다는 제안을 받다니... 내 속 마음이 엿 보인것 같아 당황스러웠다. 평소보다 더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닙니다. 끝까지 달려갈께요.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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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가 끝나니 여행이 계속되네요. 달리기는 틈틈히 계속하는데, 블로깅을 못했습니다^^
차분하게 정리된 글보다는 교정하지 않은 초고라도 그냥 올립니다. 다음 주에는 조금 여유가 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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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AM 대학사역의 MC ( Mission Conference)가시작되었습니다.
1년 사역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여름 수련회겸 대학 사역 전체 가족모임입니다.
서울 지역은 분당 할렐루야 교회에서, 중부와 남부 지역은 전북 익산 호원 대학교에서 진행중입니다.

아내는 서울 MC에서 일주일 동안 강의하고,
나는 중남부 MC와 서울 MC를 오가며 강의합니다.

대학생들이 비전과 사명을 확인하며, 믿음으로 성장하는 귀한 시간이 되도록 기도 부탁합니다.
블로깅은 MC가 끝난 후에 가능하겠네요^^

MC 관련 이전 글들입니다.

2008/03/01  MC2008 초대의 글
2008/06/29  MC 2008- with me가 시작됩니다.

win the cma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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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을 즐기는 노인들의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대회에서 직접 경험하니 정말 많은 분들이 달리고 있었습니다.  칠십세 이상인 분만 가입할 수 있는 마라톤 동호회로 칠마회가 있는데, 회원 한 분이 100번째 풀코스 완주에 도전한다고 진행 본부에서 안내 방송하더군요.

77세인 칠마회 회장님은 마라톤 풀코스를 300번 완주했답니다.  88세 되신 분도 풀코스에 참가하셨습니다. 정말 놀라운 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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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마회 석병환 회장님- 풀코스완주 300회!

그 분들은 그 분들이고,  대회에 처음 참가한 나는 30Km 구간을 여전히 꼴찌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무의식(?)중에 들은 말, 어머 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 끝났나봐의 충격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더군요.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 옷의 중앙에 달려있는 마라톤 대회 참가자 표시만 보는 것 같았습니다. 내가 보기에도 너무 커 보이고..옷을 뒤집어 입을까? 배번을 떼어 버릴까? 그러면 자원 봉사자들이 경기 참가자인 것을 모를텐데,나에게도  물을 줄까? 급수대마다 일일히 설명할까? 나도 대회 참가자인데, 글쎄, 어떤 사람이 나를 보고... 어머, 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 끝났나봐 라고 말했어요. 그래서 참가자 표시를 떼 버렸는데, 물 좀 주세요.... 별의 별 생각을 다 했습니다.

그렇게 풀코스의 고비인 30Km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뜻밖에 쉽게 회복되었습니다.

아주 천천히 달리고 있는 한 사람이 보이더군요. 바다의 날 기념 런닝복을 입은 걸 보니, 대회 참가자가 분명한데, 뒤에서 보기에 조금 이상했습니다. 우선 정상 속도가 아니었습니다.지금은 내 앞에 있지만, 이렇게 계속 달리면 조만간 추월할 것 같더군요. 나보다 속도가 느린 참가자를 처음 만났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나이 많은 노인인데, 칠마회의 전문 마라토너는 아니고, 대회 3번 째 참가한 초보자였습니다. 왼쪽 다리에 심한 근육통과 함께 자꾸 쥐가 나서 아주 힘들다고 말하는데, 표정은 밝았습니다.

도저히 추월할 수 없어서 아주 천천히 5Km 정도를 함께 달리면서 인생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마라톤에 좋은 음식부터 시작해서, 마라톤 예찬론을 장시간 듣고, 나는 복음과 교회 생활을 소개하고.. 결국 그 분은 앰블란스로 회송되었고, 나는 또 다시 혼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힘들어 하는 노인 어른을 돕기위해 함께 달렸지만, 오히려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혼자 달렸는데, 누군가 함께 한다는 그 자체가 힘이 되었고, 나중에  생각해 보니 30Km 구간을 아주 천천히 달린 것이 완주의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끝났나봐 에서 빠져 나왔습니다^^
win the campus, win the n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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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 피트니스 클럽 근력 운동과 4Km 스피드 달리기
6월 20일 :  피트니스 클럽 근력 운동과 4Km 스피드 달리기
6월 21일 : 학의천 10Km를 기분 좋게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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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혈의 능력을 취하라'  홍콩 Call2All 컨퍼런스와 태국 방콕의 예수전도단 선교사 대회를 위해 여행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참석해야 하는 모임이 워낙 많아서 책을 읽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고, 더구나 비행하는 시간도 짧아서 간신히(?) 한 권 읽었습니다.

    비행기를 타는 즐거움은 영화와 독서인데, 인천-홍콩과 홍콩-방콕으로 나눠진 일정으로 인해 많은 책을 읽을 계획이 없었고, 이 책 한 권만 가방에 넣고 집을 나섰습니다. 포천 중문의대 분당 캠퍼스모임에서 아내가 설교하고 학생들에게 받은 선물인데, 아내는 책을 받은 다음날에 다 읽었습니다. 책 읽는 속도가 나보다 훨씬 빠르고, 더 많은 책을 읽습니다^^

   내용이 중복되는 단점이 있지만, 중심 주제는 힘있고 분명해서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맥스웰 화이트를 검색해보니, 귀신을 쫓아내는 축사와 관련된 책을 많이 쓴 사역자더군요. 그가 쓴 책들의 제목만 보면 치우친 것처럼 보이지만, 성령의 능력으로 많은 사람을 자유케 한 능력의 사역자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보혈이 우리에게 임할때,우리가 그 보혈의 보호 아래 있을때, 라합과 그의 가족이 그러했던 것처럼, 동일한 보호와 능력이 우리에게 임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보혈의 능력을 찬양하면서 다시 한번 나를 무장하게 되었습니다.

홍콩과 태국에서 돌아온 이후에 가정 예배에서 기도하는데, 내 기도를 들은 아내가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 '보혈의 능력을 취하라'를 읽었구나...

아내가 읽은 책을 남편도 읽으면 참 좋습니다. 같은 책을 온 가족이 함께 읽으면 대화의 소재가 풍성해지고, 그 만큼 공감대가 많아집니다. '좋은 아빠와 좋은 남편'이 되는 아주 쉬운 방법으로 아이들과 아내가 읽는 책을 나도 읽습니다^^ 이번에도 책의 곳곳에 표시된 밑줄과 메모를 따라 읽으면서 '아내는 왜 이부분을 강조 했을까?'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이번 주에는 막내 영찬이가 도서관에서 빌려온 '비버 족의 표식'이라는 청소년 모험 서적을 읽었습니다^^

가족이 같은 책을 읽는 유익함을 소개했던 글을 링크합니다.

2008/04/16 - [좋은 남편, 좋은 아빠] - [나의 독서리포트] 고양이 전사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아이들이 읽는 책을 함께 읽는 것입니다. 온 가족이 같은 책을 읽는 것은 우리 가정의 전통입니다. 3명의 아이들이 10대가 되면서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은 것도 큰 도움이 되지만, 서로의 관심사에 관심갖는 자연스런 분위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최근 우리 가정은 '고양이 전사들'의 시즌이 되었습니다. 막내인 영찬이가 도서관에서 이 책을 발견했을때...

2008/10/27 - [좋은 남편, 좋은 아빠] - 나의 독서리포트-아스테릭스
홈 스쿨의 장점은  가족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함께 있으면 이야기할 시간이 아주 많아집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 지 궁금하지요?  일상 생활 이야기도 중요하지만, 책과 영화등 다양한 소재에서 공통의 이야기 소재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같은 책을 읽는 것인데, 함께 읽을만 할 책을 고르다보니 자연스럽게 아이들 눈 높이에 맞추게 됩니다. 그래서  온 가족이 만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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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8일 : 헬스 클럽에서 한 시간 동안 근력 강화 운동하고, 러닝 머쉰 트레드 밀에서 25분 스피드 훈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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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한마디의 힘! 일상 생활에서 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고,  심할 경우는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주지만,  강인한 정신력이 요구되는 마라톤 대회에서 말 한마디의 영향력은 꽤(?) 큽니다. 더구나 꼴찌로 뛰고 있는 주자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전체 구간을 달리면서 가장 큰 위기는 지나가는 사람의 말 한마디로 인한 좌절이었습니다. 고의로 말 한 것은 분명 아닐거고, 최선을 다해 달리는 나에게 들으라고 말한 것도 아닐겁니다.  그렇지만 내 귀에 들린 그 한 마디가 정말 나를 힘들게 했습니다.

21Km 반환점을 힘들게 돌았습니다. 기록을 측정하는 두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반갑게 맞이 하더군요. 늦게 도착한 주자로 인해 지루 했을텐데,  전혀 내색하지 않고 가볍게 웃으면서 나에게 격려를 보냈습니다.  반환점을 돌자 아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나 혼자 달릴 생각하니, 앞이 막막하더군요. 아르헨티나와 칠레에서 돌아온 이후에 연습을 충분히 못했는데, 그 후유증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평소보다 훨씬 더 힘들었고, 2Km마다 있는 거리 안내판이 점점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야말로 온 힘을 다해서 25Km지점까지 왔는데....

그 때 옆을 지나던 두 사람이 내 옷에 있는 마라톤 배번을 보고 무심코 (?) 말했습니다.
- 어머, 마라톤 대회가 아직 안 끝났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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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날 기념 마라톤 대회 풀 코스 배번


최악의 말이었습니다.  여기까지 오면서 들었던 모든 격려가 그 한마디로 늪에 빠졌습니다.
그 때 정말 포기할 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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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4일 : 5Km / 6월 16일:  6Km
10월의 풀 코스 완주를 위해 2주 만에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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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풀코스 42Km의 거리 만큼이나 다양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두려움을 간신히 극복했는데 곧 바로 외로움이 찾아왔습니다. 두려우면 빨리 달리게 됩니다. 그야말로 겁나게 빨리 다닌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천천히 달리는 평정심으로 두려움을 극복했지만, 계속해서 나 혼자 달리다 보니 깊은 외로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려움보다 외로움이 더 위험하더군요^^ 15Km 구간을 지나면서 내가 느낀 깊은 외로움은 정말 힘들었습니다. 자기의 실력보다 빨리 달리게해서 결국 지치게 만드는 것이 두려움이라면, 외로움은 그냥 그 자리에서 주저 앉게 만듭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달리고 있나? 아무도 없고, 누구도 나를 모르는 것 같은데... 왜 계속 달려야 하는가? 꼴찌로 달리는 것은 괜잖은데, 나 혼자 달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야말로 가슴속 깊이 외로움을 느꼈습니다. 몸은 지치지 않았는데, 마음이 힘드니까 달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외로움을 이길 힘이 점점 없어졌습니다.

왜 외로울까? 외로움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차근 차근 생각했습니다. 평소에도 혼자 달립니다. 그때는 외롭지 않았습니다. 막연히 혼자 있다는 것이 외로움의 근거가 아니고, 출발할 때는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은 나 혼자라는 사실이 나를 외롭게 했습니다.

간신히 버티면서 계속 달리는데, 멀리 반환점을 돌아오는 선두 주자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10Km는 나보다 앞서서 달리는 선수들이 정말 반가왔습니다. 나는 꼴찌로 달리고 저들은 선두 주자인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나와 같은 경기에 참여한 사람들이 지금 내 눈 앞에서 달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외로움을 이기게 했습니다. 사람을 만나면 외로움이 없어집니다.

10Km~15Km 구간에 사람들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마라톤 대회가 한강변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지나갔습니다. 산책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혼자 달리는 사람, 나를 그냥 지나치거나 마주치는 사람들은 많았습니다. 사람을 만나도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비로서 알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그들을 보아도 외로움이 극복되지 않았는데, 나와 함께 경기에 참가한 사람을 만나는 순간, 외로움이 갑자기 없어졌습니다. 선두 주자들이 얼마나 반가운지요? 기록을 다투는 선수들이 혼신의 힘으로 달리면서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지만, 나 혼자 반가워 했습니다. 나 혼자 손을 흔들기도 하고, 나 혼자 웃어 주기도 하고...그들과 함께  달리고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조금 더 가니 점점 많은 주자들이 오더군요. 선두 주자와는 분위기가 달라서, 나에게 격려해주고, 나도 손을 흔들어 주고, 어느덧 외로움이 없어지고 계속 달릴만한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고 외로움이 해결되지 않더군요. 나와 같은 비전이 있거나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두려우면 속도를 늦추세요.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이 두려움을 이길 수 있습니다.외로우면 공동체 안에 있어야 합니다. 나와 아주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은 근본적인 도움이 안됩니다. 비전이 같은 같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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